| 곱고 예쁜 우리 엄마 김세분여사에게! 2009년 10월이었지. 그해 가을도 단풍이 참 고왔었어. 특히나 내가 오랜 직장생활을 접고 얼마후에 건강을 잃어버려 엄마가 상심이 컸을텐데 그 긴 시간도 지나가고 그해 가을은 아무 근심 걱정없이 자연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서 엄마랑 나 둘이 마냥 즐거웠었지. 엄마도 생각나? 엄마랑 나랑 둘이서 서울대공원, 단풍이 물든 산 위를 리프트 타고 내려다보며 즐거워하고 긴 산책로를 걸으면서 정말 좋다고 몇번이나 이야기하고 또 그 길 간이식당에서 먹었던 비빔밥도 참 맛있었지. 기분이 좋아서 더 맛있었을까? 그리고 며칠 후 그 때는 단풍이 완전 절정이었어서 황홀하단 생각도 했는데 그곳 덕평휴게소에서도 엄마는 가을에 취했었잖아. 그곳 공원에서 하는 공연보며 좋다면서 조금만 더 보고 가자고도 하고... 그리고 지금 그 가을에서 다섯번이 더 지난 가을이 되었어. 엄마와의 가을이 그게 마지막일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... 그때까지도 엄마가 없는 세상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고 그런 일이 내 일이 되리란 생각을 어떻게 했겠어. 그 다음해 여름 장마가 시작되기전 갑자기 엄마가 우리 곁을 떠나고 정말 오래도록 많이 아팠어. 심장이 떨어져나가는 느낌이 말로만 하는 소린 줄 알았는데 정말 그렇더라. 지금 다시 조금씩 일어서려 노력하고 있어. 엄마가 끔찍히 사랑했던 나를 함부로 망가뜨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기로 하고... 올 10월 한달 친구들, 지인들이랑 단풍구경 참 많이 했어. 엄마랑 그해 만났던 가을을 올해 다시 만난 느낌이더라구.. 그런데 경치 좋은 곳에 가면 항상 엄마 생각나. 이곳에 엄마랑 같이 왔더라면 나보다 훨씬 더 많이 감탄도 하고 좋아했을텐데 하면서 말이지. 난 엄마 딸인데도 엄마만큼 감수성이 풍부하지는 못한 것 같아. 엄마의 감탄사들 참 많았는데... 보고 싶다. 울 엄마... 이달 초쯤 엄마 만나고 왔더니 연속 3일 꿈에서 엄마가 보이더라구. 다른 꿈에서 늘 엄마를 놓쳐버린게 아쉬워서 내가 붙잡고 안놔줬었는데도 엄마가 가버렸네..난 같이가서 엄마 잘 있는지 내 눈으로 확인해봐야겠다고 쫓아가고...그러다 깨어났는데 마저 쫓아가지 못한 것 억울하더라. 다음엔 쫓아가볼 수 있으려나? 엄마도 법륜스님 아나? 요즘 잘 나가시는 법륜스님이라고 계시는데 그분이 돌아가신 분을 붙들고 안놔주면 혼이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맴돈다고 돌아가신 분 편히 가시라고 놔 드려야한데...나 그런 거 안 믿는데 혹시라도 우리 엄마 그럼 어떻하지 살짝 걱정도 되더라. 나만 엄마 생각하고 그리워할테니까 엄만 우리들 걱정하지 말고 그곳의 친구들이랑 즐겁게 잘 지내고 있어요. 그리고 나중에 내가 그곳에 가면 엄마가 나 먼저보고 달려와줘요. 난 엄마가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거든. 엄마, 이달엔 말일까지 일정이 꽉 차 있어서 다음달 초에나 한번 또 갈께요. 이번엔 나 혼자가서 엄마랑 얘기 많이하고 올 생각이야요. 뭘 가져갈까? 엄마가 좋아하던 연시도 지천으로 널리고 빨간 홍옥도 예쁘던데... 그때 만나요. 글고 엄마! 영원히 사랑해요. 이젠 아프지 마시구요.. 엄마 딸 애령 |